[예규·판례] 대법 “수사 개시 검사와 다른 검사 추가 수사 후 기소는 적법”

송기현 기자 | 등록2026-09-11 08:00:00

검찰 "검찰수사관은 사법경찰관, 송치해 검사가 보완수사" 대법 "수사개시는 검찰수사관을 지휘한 검사가 한 것"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로 수사에 착수했다면, 다른 검사가 추가 수사한 뒤 기소하더라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 위반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8월 13일 전직 교수 A 씨 등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2026도1670).

 

사실관계를 보면 C대학교 미술대학원 원장으로 근무하던 A 씨는 2019년 강의를 수강한 대학원생 B 씨로부터 현금 3천만원을 받았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2022년 7월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A 검찰수사관은 B 검사의 지휘를 받아 같은 해 8월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C 검사의 지휘를 거쳐 2024년 2월 D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했다. D 검사는 추가 수사한 뒤 같은 해 8월 이들을 기소했다.

 

검찰청법 4조 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차씨와 김씨 측은 이 사건 수사는 D 검사가 개시한 것이며, 검찰청법을 위반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은 사법경찰관(검찰수사관)이 송치한 사건이고, D 검사는 이를 송치받아 보완수사를 한 후 공소 제기한 것"이라면서 위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를 개시한 검사는 D 검사"라며 위법하다고 봤다. 이어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하는 검찰청 직원은 독립된 수사 주체가 아니고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검사의 수사 보조자에 불과하다"며 "사건을 '송치'할 수 있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

 

대법원은 반대로 D 검사의 공소제기가 적법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할 뿐"이라면서 "검찰수사관이 어떤 범죄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검찰수사관의 수사개시가 아닌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사건 범죄는 수사를 개시한 검사와 사건을 송치받아 추가로 수사를 하고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다르기 때문에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본문의 ‘검사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지방 공무원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당시 검찰은 E 검사 지휘를 받는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했고, E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기소했으므로 검찰청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수사관의 역할이 사법경찰관과 비슷하다는 논리였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 수사는 E 검사가 개시했다면서 공소기각돼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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