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7구역이 아직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가운데 포스코이앤씨의 사전 홍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여러 건설사의 공덕7구역 현장 활동은 조합 설립 이전부터 이뤄졌다. 취재 결과 2023년께부터 다수 건설사가 현장에서 홍보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조합장 선거 당시 김형섭 후보의 홍보영상 제작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입수한 관련 자료에는 특정 인물이 외부 업체를 연결하고 영상 제작 방향과 일정 등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제보자는 해당 인물을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로 지목했다.
조합 설립 이후에도 건설사들의 현장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오는 19일 임시총회를 앞두고 조합 측 요청으로 포스코이앤씨 명의의 축하 현수막이 설치됐으며, 조합 사무실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주택 브랜드 '더샵'이 표시된 생활용품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건설사의 개별홍보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입장이다.
◇ 조합 설립 전부터 건설사 활동…“2023년부터 현장에”
공덕7구역은 지난해 12월 20일 창립총회를 열고 김형섭 후보를 초대 조합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공개된 선거 결과에 따르면 기호 1번으로 출마한 김 후보는 172표를 얻어 2위 후보를 16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공덕7구역에서는 조합 설립 이전부터 여러 대형 건설사가 현장 활동을 벌여왔다. 관련 취재에 따르면 2023년께부터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IPARK현대산업개발 등 여러 건설사가 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조합장도 조합 설립 전부터 건설사들의 현장 활동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창립총회 이전 활동에 대해 “홍보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건설사들이 현수막을 설치하고 조합원들을 만나 자사를 알리는 방식으로 활동했다는 게 김 조합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한 다수 건설사가 조합 설립 전부터 공덕7구역에 관심을 보인 정황은 과거에도 확인됐다. 2024년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추진준비위원회 사무실에는 건설사들의 정비구역 지정 축하 현수막이 설치됐고,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여러 대형 건설사가 추진준비위 사무실을 방문했다.
다만 김 조합장은 건설사들이 조합 설립이나 창립총회 준비 자체를 지원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덕7구역은 공공지원에 따른 조합 직접설립 방식으로 추진돼 관련 절차를 구청에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 조합장 선거 당시 후보 홍보영상 둘러싼 의혹도
건설사들의 현장 활동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조합장 선거 당시 김형섭 후보의 홍보영상 제작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입수한 관련 전사 자료에는 김 당시 후보가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인물과의 접촉과 후보 홍보영상 제작 과정에 대해 주변 인물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해당 자료에는 이 인물이 외부 업체들을 연결했으며, 후보 홍보영상 제작과 관련해서도 제작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제작 방향과 완료 시점 등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다. 제보자는 자료에 등장하는 인물을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로 지목했다.
다만 해당 자료는 원본 음성이 아닌 전사 형태이며, 제보자가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로 지목한 인물의 재직 여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포스코이앤씨는 후보 홍보영상 제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홍보영상 제작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당시 영상 제작 과정에 대해 “나머지는 거의 다 제미나이(Gemini)하고 인공지능이에요”라고 말했다. 일부 작업은 “숨고 같은 사이트”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용과 관련해서는 급하게 맡긴 작업이 “한 50만원”, 다른 작업은 “30만원”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30만원, 50만원인데 그걸 또 어디다 청구해요”라고 말했다.
◇ 임시총회 현수막도 조합이 요청…사무실엔 ‘더샵’ 물품
조합 설립 이후에도 건설사와 공덕7구역의 접점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9일 열리는 공덕7구역 임시총회를 앞두고 구역 내에는 포스코이앤씨의 사명과 주택 브랜드 '더샵'이 표시된 현수막이 설치됐다.
현수막에는 '공덕7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 정비사업 2026년 임시총회'라는 문구와 총회 일시·장소가 적혀 있다. 하단에는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응원합니다. 포스코이앤씨 임직원 일동'이라고 표시됐다.
현수막 설치는 조합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조합장은 임시총회를 앞두고 건설사 측에 현수막 설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가 현수막을 설치한 사실에 대해서도 “포스코에서 설치한 것도 맞고”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현수막을 설치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회사 측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진행하는 현수막 설치”라며 “법령을 위반하면서 했던 활동은 없다”고 밝혔다.
조합 사무실에서는 '더샵' 브랜드가 표시된 물티슈 등 생활용품도 확인됐다.
김 조합장은 건설사 브랜드가 표시된 물품에 대해 특정 건설사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무실을 찾는 조합원 등에게 물티슈나 휴지 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 시공사 선정 전 홍보 어디까지…서울시 “개별홍보 원칙적 금지”
공덕7구역은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로 시공사 선정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오는 19일 열리는 임시총회 역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와 설계자 등 협력업체 선정을 위한 자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 간 합의를 규율하는 구조로, 건설사와 조합 간 관계와는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법률과 소관을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비사업 현장에서 건설사의 홍보활동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서울시의 시공자 선정 관련 기준이 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과정의 공식적인 홍보는 시공자 선정 공고와 합동홍보설명회 등을 전후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정 절차 이전의 활동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안 된다고 따로 금지 기간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이라면서도 “개별적인 홍보는 원칙적으로 금지”라는 것이 서울시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수막이나 홍보물 부착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는 저희는 현수막이나 홍보물 부착도 사실은 금지는 좀 하도록 하고 있긴 하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 기간 외라도 관련 동향이 확인되면 공공지원자가 단속이나 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조합장에 따르면 관련 민원이 제기된 뒤 마포구도 조합 측에 연락해 현수막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다만 서울시나 마포구가 현재 공덕7구역에서 확인된 포스코이앤씨 등의 활동을 관련 기준 위반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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